대구-경산의 지하철과 광주 KTX 예매 전쟁, 그 너머의 불평등을 말하다
오늘 경북 경산에 다녀왔습니다.
대구와 맞닿은 경산은 우리 광주에서 나주나 화순, 담양을 가는 것만큼이나 가까운 이웃 동네더군요.
현장에서 제 눈길을 머물게 한 건 도시와 도시를 실핏줄처럼 잇는 매끄러운 길들이었습니다. 대구에서 경산까지 막힘없이 이어지는 지하철, 그리고 20분에 한 대씩 들어오는 서울행 KTX. 그 촘촘한 길 위에서 사람들은 마치 한 동네처럼 오갔고, 경산은 그 흐름을 자양분 삼아 전국 최대의 대학도시로 피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 활기찬 풍경을 보며 마음 한편이 아릿했던 건, 그 길들이 우리 광주의 현실과 너무나도 대비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겐 나주, 화순, 담양이라는 소중한 이웃 도시들이 있지만 그들을 잇는 대중교통망은 여전히 성글기만 합니다. 지하철은 한정된 구간에서만 공사 중이고, 주말이면 기차표 한 장 구하기 위해 '전쟁'을 치러야 하는 고단함이 우리에겐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경산에서 본 그 당연한 풍경이 왜 우리 광주에서는 이토록 어려운 일이 되었을까, 자꾸만 묻게 되었습니다."
왜 우리는 이동하는 평범한 권리조차 이토록 차별받아야 할까요?
돌이켜보면 호남은 참으로 묵묵히 자신을 내어준 땅이었습니다. 세상의 주인이 네 번이나 바뀌는 그 모진 천 년 세월 동안 쌀을 내어 나라의 허기를 달랬습니다. 나라와 민주주의가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땐 가장 먼저 뜨거운 피를 바쳐 희망을 틔웠고,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는 수백만 노동력이 고향을 떠나 부국의 기틀을 닦았습니다.
이제 선진국 문턱이라는 첨단 산업의 시대, 우리는 다시 소중한 전기를 바치며 이 나라의 동력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희생에는 반드시 그에 걸맞은 예우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시혜가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준 이들에 대한 마땅한 상식입니다. 경북의 사통팔달한 교통망을 보며 제가 느낀 것은 단순한 부러움이 아닙니다. 우리가 바친 헌신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우리 삶의 현장이 마주한 '불평등'에 대한 아픈 문제의식이었습니다.
광주와 전남의 통합이 논의되는 지금, 우리는 단순히 지도를 합치는 논의를 넘어 우리가 빼앗겨 온 권리들을 다시 물어야 합니다.
경산이 대중교통망을 통해 대학도시로 성장했듯, 우리 광주도 인근 도시들과 더 넓고 촘촘하게 연결될 권리가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바친 쌀과 피와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대답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오래된 소외를 숙명처럼 여기는 관성을 깨고, 우리 주민들이 헌신한 만큼 당당하게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입니다. 우리 삶의 불편함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불합리'임을 증명해내고 싶습니다.
우리가 마땅히 누렸어야 할 그 길들, 여러분은 우리 광주의 지도가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지역이라는 이유로 감수해 온 불편함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우리가 함께 목소리를 낼 때, 그 불평등의 벽을 허물 수 있습니다.
'이은주의 정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법이 돈보다 앞설 수 있을까? 이정희 전 대표님을 만나고 느낀 정치의 온도 (0) | 2026.01.30 |
|---|---|
| "이어폰을 꽂고 섬처럼 서 있는 청년들에게" : 김태형 소장 강연 후기 (1) | 2026.01.29 |
| 쌀도 주고, 사람도 주고... 이제 전기까지 내어줘야 합니까? (0) | 2026.01.24 |
| "주민 편에서 땀으로 뜁니다" 서구의원 김태진의 4년 약속과 실천 (3) | 2026.01.18 |
| 2026년 광주, 제2의 뉴육 맘다니를 꿈꾸다: 이은주와 김태진의 도전 (0) | 2026.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