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가짜 정의'에 열광하는가: 김태형 소장 초청 강연 후기
어제 진보당 광주시당이 매월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진보정치대학’에 다녀왔습니다. 시대의 민감한 이슈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토론하는 이 자리가 벌써 우리 지역의 깊은 공부방으로 자리 잡은 듯합니다. 이번 달은 심리학자 김태형 소장님을 모시고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을 심리학의 시선으로 들여다보았습니다.
"어제 강의실을 가득 채운 분들은 주로 50대 당원 및 주민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대화는 시종일관 '청년'들을 향해 있었습니다. 자녀 세대의 고통을 내 아픔처럼 느끼는 부모 세대의 간절함이 강의실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1. ‘각자도생’이라는 슬픈 생존 전략
아침 출근길, 버스 정류장에서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만 뚫어지게 보던 한 청년이 생각납니다. 옆 사람과 눈길 한 번 섞지 않고 각자의 섬처럼 서 있던 그 모습. 우리는 언제부터 서로를 경계하며 ‘나 혼자’의 성벽을 쌓게 되었을까요?
강의를 들으며 그 이유가 선명해졌습니다. 지금의 청년들은 태어날 때부터 골목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 시간 대신, 학원 셔틀버스 안에서 단어를 외워야 했습니다. IMF 이후 저성장 시대를 거치며 ‘옆 친구를 이겨야 내가 산다’는 생존 전략을 몸으로 익힌 겁니다. 개인주의가 성향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선택지였던 셈이죠.
2. ‘오징어 게임’의 논리에 갇힌 공정
우리가 그토록 매달리는 ‘공정’이라는 가치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김 소장님은 이를 ‘오징어 게임의 논리’라고 설명합니다.
게임 밖으로 나가면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게임 자체를 멈추자고 말하는 대신 “규칙이라도 공정하게 해달라”고 외치는 슬픈 몸부림이라는 것이죠. 능력이 없으면 도태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능력주의’가 우리 아이들을 끊임없는 서열 경쟁으로 밀어 넣고, 결국 자존감까지 갉아먹고 있었습니다.
3. 정치가 만들어야 할 ‘인간 기반 시설’
문제는 개인의 심성이 아니라, 최소한의 생존조차 보장하지 않는 불안한 구조에 있습니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밥 먹고 사는 문제, 즉 생존권만큼은 능력을 따지지 않고 국가가 무조건 책임져야 합니다.
그래야 남을 짓밟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안도감이 생깁니다. 기본소득 같은 정책이 단순히 ‘현금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증오하지 않아도 되는 ‘인간 기반 시설(Human Infrastructure)’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정치인이기 전에 한 사람의 이웃으로서 고민합니다.
우리 동네 청년들이 돈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바닥이 단단했으면 좋겠습니다. 말뿐인 ‘공정’보다, 누구도 벼랑 끝으로 내몰리지 않는 ‘안전함’을 만드는 것이 제가 이 길을 걷는 진짜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제 진보정치대학에 모인 50대 당원들과 주민들의 뜨거운 토론 속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이제는 서로를 탓하기보다,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이 ‘오징어 게임’의 판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더 치열하게 머리를 맞대고 싶습니다.
<'불안'을 넘어서 '존중'으로, 서구형 심리적 기본소득을 제안하며>
어제 진보정치대학에서 김태형 소장님이 강조한 **'심리적 기본소득'**이라는 말이 계속 잔상처럼 남습니다. 단순히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아니라, "내가 설령 실패해도 굶어 죽지 않는다"는 안도감, 그리고 "나는 이 사회에서 존중받는 시민이다"라는 자존감을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는 뜻이었죠.
오늘 아침, 우리 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경비 노동자 한 분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그분이 받는 임금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그분을 대하는 태도와 그분이 스스로 느끼는 '사회적 가치'가 곧 그분의 삶의 질을 결정합니다. 돈이 생존을 결정하는 사회에서는 인간의 존엄이 설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서구 주민을 위한 심리적 기본소득 연결 공약 초안]
1. '공포'를 걷어내는 생존 안전망, 서구형 기본소득 청년들이 오징어 게임 같은 무한 경쟁에 내몰리는 이유는 '탈락하면 끝'이라는 공포 때문입니다.
- 방향: 지자체 차원에서 청년 및 취약계층에게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수당 체계를 강화하여, 불안 때문에 옆 사람을 적으로 돌리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2. '서열' 대신 '존중'이 흐르는 마을 공동체 심리적 기본소득의 핵심은 '사회적 존경'의 분배입니다. 돈으로 사람의 가치를 매기는 문화를 바꾸어야 합니다.
- 방향: 경비원, 청소 노동자, 돌봄 종사자 등 우리 사회를 지탱하지만 보이지 않았던 노동자들의 호칭을 개선하고, 이들의 노동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우리 동네 존중 조례'를 추진하겠습니다.
3. '고립'을 푸는 마음 건강 인프라 개인주의 세대에게 필요한 건 "너의 노력이 부족해"라는 질책이 아니라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공감입니다.
- 방향: 동네마다 문턱 낮은 '마음 상담소'를 운영하겠습니다. 정신과 진료의 거부감을 없애고, 주민들이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며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는 '심리적 사랑방' 역할을 수행하게 하겠습니다.
왜 우리는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가장 불안하게 살아야 할까요?
저는 정치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이 주민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이 지독한 '불안'을 걷어내는 것이라 믿습니다. 기본소득은 단순히 복지 정책이 아니라, 우리가 다시 서로를 믿고 사랑할 수 있게 만드는 '관계의 회복제'가 되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액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서구에서는 누구도 혼자 외롭게 쓰러지지 않게 하겠다"는 정치의 약속입니다. 이 약속이 우리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힘이 될 수 있도록, 더 세밀하게 정책을 다듬어 보겠습니다.
이 공약 초안 중에서 우리 서구 주민들이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우선순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은주의 정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그 많던 11조 원, 우리 동네 주머니로 들어옵니까? (0) | 2026.02.11 |
|---|---|
| 법이 돈보다 앞설 수 있을까? 이정희 전 대표님을 만나고 느낀 정치의 온도 (0) | 2026.01.30 |
| 경산에서 마주한 풍경, 우리 광주의 '특별한 희생'은 어디로 흐르고 있습니까 (1) | 2026.01.25 |
| 쌀도 주고, 사람도 주고... 이제 전기까지 내어줘야 합니까? (0) | 2026.01.24 |
| "주민 편에서 땀으로 뜁니다" 서구의원 김태진의 4년 약속과 실천 (3) | 2026.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