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호남, 이제는 경쟁이 필요합니다
— 한쪽 날개만으로는 날 수 없습니다
호남은 민주주의를 지켜왔습니다. 이제 호남의 미래를 지킬 차례입니다.
민주주의의 성지, 그 자부심은 변하지 않습니다
광주와 호남은 민주주의의 성지입니다.
독재에 맞서 피를 흘렸고, 민주화의 물꼬를 텄으며,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가장 먼저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그 신념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습니다.
그 선택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민주주의를 지켜야 했고, 지역 차별에 맞서야 했고, 그 싸움에서 민주당은 함께한 정당이었습니다. 그 역사를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질문을 던져야 할 때가 왔습니다.
민주당이 호남과 함께 싸워온 것은 사실이지만, 호남의 미래를 열어갈 힘까지 민주당 하나에만 맡겨둘 수 있겠습니까?
경쟁 없는 독점은 어디서든 안주를 낳습니다. 공천이 곧 당선이 되는 구조에서 우리 지역의 목소리는 점점 힘을 잃고 있습니다. 지방의회에서 견제는 사라졌고, 주민의 절실한 요구보다 당내 줄서기가 우선하는 정치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인구는 줄고 청년은 떠나는데, 한 정당만의 독점 구조로는 이 절박한 현실을 돌파할 변화의 동력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정치세력에 기대를 걸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호남의 열망은 이용당하거나 중도에 좌절되었습니다.
이제 밖에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답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시작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호남은 대한민국 재생에너지의 심장입니다.
전국 태양광 발전량 1위는 전남입니다. 전남 한 곳에서만 연간 7천 GWh 이상의 태양광 전력이 생산되고 있고, 해상풍력 발전 허가량의 60%가 호남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만드는 재생에너지의 절반 이상이 이 땅에서 태어납니다.
광주는 'AI 중심도시'를 내걸고 5년간 기반을 쌓아왔고, 나주 에너지밸리는 확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해남 솔라시도에 AI 슈퍼클러스터 구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시작은 있었습니다. 민주당 중심의 지자체와 정부가 씨앗을 뿌린 것까지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시작이 충분했는지는 현실이 말해줍니다.
지금 이 순간, 전남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53%가 쓰이지 못한 채 버려지고 있습니다. 송전망이 부족해서, 역내 수요처가 없어서, 만들어 놓고도 흘려보내야 합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태양광 출력제한이 44일 내려졌습니다.
전기를 만드는 사람들은 여기에 있는데, 그 전기를 쓰는 산업은 수도권에 있습니다. 남는 전기는 수백 킬로미터 송전선으로 끌어올려지거나, 아예 공중으로 사라집니다.
매년 수만 명의 청년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습니다. 호남의 가장 귀한 자원인 사람이 빠져나가는 이 현실은, 시작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한 정당이 경쟁 없이 독점하는 구조에서는, 시작한 일도 끝까지 밀고 가기 어렵습니다. 견제하고 독려하고 함께 밀어붙이는 또 하나의 힘이 있어야, 비로소 시작이 완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AI 시대, 전력이 곧 국력입니다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AI 기술은 이미 경제, 산업, 국방, 의료, 문화 등 인간이 만든 모든 영역을 바꾸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피지컬 AI는 인류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차세대 기술"이라 선언한 것처럼, AI는 모니터 속 생성형 기술을 넘어 현실 세계의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 공장으로 급격히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의 바탕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합니다. AI 데이터센터 하나가 소비하는 전력은 소도시 하나의 전력 수요와 맞먹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첨단 칩 기술을 놓고 무역 전쟁을 벌이는 것도, 결국 AI와 반도체를 장악하는 나라가 21세기의 패권을 쥐기 때문입니다.
안정적이고 풍부한 전력을 확보한 지역이 곧 미래 산업의 중심이 됩니다.
호남은 그 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기회는 지금 잡지 않으면 다시 오지 않습니다.
수도권의 에너지 식민지가 아니라, 산업의 본산으로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겠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 공장을 돌리려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고, 그 전력을 호남에서 수백 킬로미터 송전선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입니다.
예산 낭비, 환경 파괴, 전압 불안정. 이미 전문가들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인구 소멸의 위기에 놓인 호남에, 마지막 남은 자원인 에너지마저 수도권에 내어주라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천 년 동안 쌀을 빼앗기고, 산업화 시대에 노동력을 내주었던 이 땅이, 이번에는 전기를 바쳐야 합니까?
에너지가 생산되는 곳에서 산업이 일어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가장 효율적입니다. 재생에너지 지산지소(地産地消)의 원칙입니다.
호남에서 생산한 전력으로 호남에서 반도체를 만들고, 호남에서 AI를 구동하는 것. 이것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국가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길입니다.
그리고 이 비전을 끝까지 밀고 갈 정치 세력이 호남에 필요합니다.
진보당은 한 가지를 더 묻겠습니다 — 누구를 위한 산업입니까
AI 산업이 오고, 데이터센터가 들어서고, 첨단 공장이 세워질 때 — 이 땅의 주민은 주인이 됩니까, 아니면 다시 들러리가 됩니까?
산업화 시대에도 호남은 기여했습니다. 수백만이 고향을 떠나 공장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산업의 과실은 호남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공장은 영남에 세워졌고, 본사는 서울로 갔고, 이 땅에는 빈 들판과 떠난 사람들의 자리만 남았습니다.
같은 역사를 반복할 수 없습니다.
진보당이 꿈꾸는 것은 대기업 공장 유치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산업이 일어날 때 그 이익이 이 땅의 주민에게 돌아오는 구조를 함께 세우는 것입니다.
재생에너지의 수익이 외부 자본에 빨려가지 않고 지역 공동체로 환원되는 제도.
전남에서 시작된 '에너지 기본소득'의 구상을 더 크고 단단하게 만들어, 이 땅에서 만든 전기가 이 땅의 주민에게 소득으로 돌아오는 시스템.
AI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안전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는 노동환경.
대기업만의 잔치가 아니라 지역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이 생태계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구조.
매년 수만 명의 청년이 수도권으로 떠나는 현실을, 고향에서 첨단 산업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현실로 바꾸는 것.
이것이 진보당이 호남에 세우고자 하는 비전입니다.
산업의 성장뿐 아니라 그 과실의 분배까지 책임지는 정치. 민주당 혼자서는 묻지 않았던 질문, 국민의힘은 할 수 없는 질문을 끝까지 던지는 정치. 진보당은 그 정치를 하겠습니다.
두 개의 날개로 호남은 날아오릅니다
민주당을 지지해 온 호남의 역사를 부정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민주당은 호남과 함께 걸어온 정당이고, 그 길에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정당만으로 호남의 미래를 감당하기에는, 이 시대의 과제가 너무 크고 급박합니다. AI와 에너지라는 문명사적 전환 앞에서, 경쟁 없이 안주하는 정치로는 이 기회를 잡을 수 없습니다.
호남에는 또 하나의 날개가 필요합니다.
민주당이 더 나은 답을 내놓도록 경쟁하고, 민주당이 놓치는 것을 짚어내며, 주민의 삶에 더 깊이 파고드는 정치. 노동, 복지, 평등, 지역 자치의 가치를 흐리지 않는 정치. 공천이 아니라 정책으로 주민의 선택을 받는 정치. 산업을 유치하되 그 과실이 주민에게 돌아오는지를 끝까지 묻는 정치.
진보당은 그 날개가 되겠습니다.
한쪽 날개만으로는 날 수 없습니다. 민주당이라는 한 날개에만 기대어 온 호남 정치는 균형을 잃었습니다. 두 날개가 서로를 밀어올릴 때, 호남은 비로소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수탈로 헐벗었던 대지가 새 문명의 기반으로 뒤바뀌고 있습니다. AI와 전력으로 호남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회의 열매가 주민 모두에게 돌아갈 때, 호남은 비로소 약속의 땅이 됩니다.
경쟁이 있어야 발전이 있습니다. 선택지가 있어야 민주주의가 살아 있습니다.
민주당과 함께 걸어온 길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이제, 진보당이 호남의 또 하나의 날개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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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변화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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